초상화/정용철

 

 

 

 

유덕화(劉德華) - 忘情水

 

 

초상화/정용철

 

 

 

"초상화를 그릴 때는 그 사람의 흠을 찾아서 그린다."라고

초상화를 그리는 사람이 말했습니다

그때 난 '아, 단점을 통해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본모습이

드러나는구나.'라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왜 굳이 안 좋은 점을

찾아내 사람들에게 보여야 하는지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그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람의 단점을  통해 호감을 갖고 친밀해진다."

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영혼은 그 사람의 단점 안에 들어 있다."

고까지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드러냄으로써 그 사람이 살아나고,

자유롭게 되며 편안해지는구나.'

'내 단점이 드러날 때 내 삶도 자우로워지겠구나.'

라고 생각하니

초상화를 그리지 않아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내 영혼이 나의 단점 안에 있다고 생각하니

나의 부족함, 부끄러움들까지 막 정겨워졌습니다

누구보다 단점이 많은 나인지라.

 

정용철 에세이 '불량품'.....중에서

 

 

2012. 09. 05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