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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발상법 중에서 (똥을 누며....김순진)

향기로운 재스민 2012. 11. 15. 06:50

 

Perhaps Love - James Galway

 

 

똥을 누며  

  김순진

 

 

 

한적한 풀밭에서 똥을 누며 생각한다

온갖 음식물을 쓰레기처럼 몰아넣은 우리에게

오직 한 길만을 택하여 무릎 아래 굴복하는 그

양분을 모조리 바치고도 얌전히 물러나 앉는 그

우리를 이만큼 키워준 그에게 단 한번이라도 감사한 적이 있었던가

청어가시 하나 그대로 보냄 없이 무르고 무르게 무릎을 꿇렸건만

우리는 구리디 구린 속을 열어

욕을 하지 침을 뱉지 피하려 하지

밟기 전까지 그가 먼저 바짓가랑이에 올려 붙은 적 있었던가

그가 언제 사람 나무란 적이 있었던가

 

그는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의 언어

함부로 대하지 마라

네 속에 나 있다.

 

*** 시화전을 끝내고 .....***

 

 

 

2012. 11. 15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