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삶 이란/후목 소상호

향기로운 재스민 2012. 11. 17. 15:49

 

 

 

삶 이란/ 후목 소상호

 

 

삶이란

그렇게 모질게 불던 바람이

길가에 노오란 민들레 보고 웃는 것이다

호수 위 둥근 원을 그린 물벌레를 보지 못한 채

꺽은 나뭇가지로 두드리는 억지와

하늘을 병풍처럼 가린 늙은 햇볕에

머리를 구슬린 구름을 보면서

저 속에서 살겠다는 이상적인 고심의 흔적을 가지며

남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몸부림치는

가면이 그것이다

희미한 등불을 살려 보려는 큰 눈이

먼 달그림자의 상처를 보고 울면서

 

 

<달빛에 오르다>  2012. 시집 중에서...

 

 

2012. 11. 17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