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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김수영

향기로운 재스민 2013. 12. 27. 06:19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창작과 비평>(1968)- 

해             설

**2013. 11* 2022. 27 ehqhdrn qkdgkr 3e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