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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황혼(黃昏)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2. 7. 03:59



 

황혼 (黃昏)...

 

산돌배 조성구

바람을 저어 뭉게구름 깃털처럼 보이는 서쪽 우두커니 그림자 길어져 어둠이 고이고 노릿한 삼겹살 허기를 깁는 저녁 계절의 관절을 꺾어 억세어진 드릅나무 지나 샛바람은 어디로 가나 물결이 쪼아 침식된 교각사이 해안 따라 시름은 강물로 자꾸 깊어만 가네 길 떠난 향수, 전봇대조차 가문 도시의 골목 수화(手話)로 부른 기억의 등(燈)은 켜지고 무등타고 벽 오른 담쟁이 넝쿨, 아이들 소리 어느새 복원된 유년의 기억은 찾아오지만 밀어내기만 했지 간절(懇切)을 묻는 오늘이 가네 가뭄을 움켜쥔 너른 뜰 아버지의 헛기침이 쿨럭대던 밤 가을 논두렁 마른 물꼬엔 흩어지지 않으려는 쇠우렁이 웅크린채 눈감고 곰방내 지천돌던 외갓집 사랑채 윗목에는 화툿장 거머쥔 외삼춘 향해 할머니가 그은 허공의 작대기 기우뚱한 달밤이 마디마디 요절했었네 바람이 불어 모로 쌓여가는 냇가 모래 언덕 또래들 앙증한 발자국이 누운 소 새김질로 덮혀 더욱 고운데 언제부터인지 헐려 외진 산자락 오도카니 나의 저수지 위에는 전(錢)에 광기어린 아파트 모서리 그림자 드리워 ... 오늘 별들 ... 제자리 들기전 땅거미가 전이한 노을을 방문으로 끌고와 엎지른 기억 끄집어 닦고 윤을 내어 고린내 나도록 핥아도 아픈 추억 그 추억이 저무네 2010. 6.9 ~2011.12.1



출처 : 산돌배의 글 마을
글쓴이 : 산돌배 원글보기
메모 :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중 하나임니다 중년의 여자이면서 이 노래를 좋아하지 읺는 디면 한국사람 아닐거에요. 같이 보는 성당 선생님도 아실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