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향기로운 재스민
고려대 시창작반 수업이 있는 수요일이다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늘 차와 간단한 먹을 것을 준비해 오는 그녀를 돕고 싶은 마음이라
참외, 산딸기, 색다른 팥과자를 준비해
택시와 지하철을 번갈아타고 고려대역에 내리자마자
반가운 급우들과 키 크고 멋진 교수님을 만났다
내 분홍 보자기를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이리 주세요 제가 가져갈게요." 하신다
승강기를 올라가다가 미안한 마음에 '무겁지요' 라는 말에
내 왼손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으며
"아니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사람의 손이랍니다"
끊임없이 내미는 자유의 손을 잡지 못하는 북한
어려운 이웃에게 손 내밀 줄 모르는 부자들
내밀면 누구에게나 가벼운 손
팔짱끼고 방관하면 언제나 무거운 손
시의 소재는 당신 곁에 있다더니
내 손이 시의 소재가 되었군요
내일은 애기똥풀꽃을 찾아볼래요
오늘은 '시와 연애하는 법'을 배운 날
2013. 05. 31 향기로운 재스민
#313 은방울
'마음의 평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시(遠視)/ 오세영 (0) | 2013.06.01 |
---|---|
봄이 올때 까지는/안도현 (0) | 2013.06.01 |
It's A Heartache (0) | 2013.05.30 |
앉은 자리가 꽃자리/ (신재기 수필집) 에서 (0) | 2013.05.28 |
그 여름의 끝 /이성복 (0) | 2013.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