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향기로운 재스민 2013. 8. 23. 07:20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입속의 검은 잎 /기형도 시집에서 (1960 _ 89)

 

 

*집 정리를  위해 누군가 분리 수거를 위해 내다 놓은

세 다발의 책 묶음 중에서 이 책을 찾았다......

 

 

2013. 08. 23   향기로운 재스민

 
 
     
   
   
 
                 
 별
                             
           
                 
 

'마음의 평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양희은  (0) 2013.08.24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_ 패티 김  (0) 2013.08.24
그래도/마더 테레사  (0) 2013.08.21
Woman in Love_ Babra Streisand  (0) 2013.08.15
Gipsy Passion   (0) 201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