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커다란 귀때기 두 개를 말아쥐고 들어올린다 빨간 눈알 두개를
들여다본다 하얀 눈 밭에서 토끼를 움켜잡은 사람이, 두귀를
붙잡힌 토끼가, 버둥거린다 허공중에 버둥거리며 네 발을 휘젓고 있다
오오, 누가 귀때기를 움켜쥐고
저울질하듯
한 생명의 전부를 들어올리는가
오오, 이세상 어떤 영혼 또 어떤 영혼의 전부가
저렇게 꼼짝없이 붙잡혀 들어올려져 버둥거리는가
두 눈 가득 빨갛게 피가 몰린 토끼의, 생명의, 무게의
눈알이여
커다란 귀때기여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 중에서....(150)
2013. 08. 30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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