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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이 술 마시는 영안실..... 정호승

향기로운 재스민 2011. 4. 7. 12:03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것이

바로 죽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인간은 어차피 한 번은 죽습니다

만일 죽음이 없다면 인간이 아닙니다

만일 죽음이 없다면 삶이 이렇게

소중하지도 경건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다

 

시인들이 술 마시는 영안실

 

희미한 영안실 형광등 불빛 아래

시인들이 편육 몇점에 술을 마신다

언제나 착한 사람들은 먼저 죽는다고

죽음은 용서가 아니라고

사랑도 어둠이었다고

누구는 컵라면을 국물째 들이켜며

철없는 짐승인 양 술에 취한다

꽃이 죽어서도 아름답더냐

왜 발도 없이 인생을 돌아다녔나

겨울 나뭇가지 끝에 달린 이파리처럼

어린 상주는 꼬부라져 영정 앞에 잠이 들고

뒤늦게 누가 보낸 화환인가

트럭에 실려온 흰 백합들이

하는 수 없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달 없는 하늘에 별들만 푸른데

영안실의 밤은 깊어가는데

 

 

***영정 앞에서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한...***

 

정호승의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

                     새벽편지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별들은 따뜻하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산문집 정호승의 위안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동화집  항아리, 연인,   비목어      

                     서울의 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