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해독解讀/한병석

향기로운 재스민 2014. 4. 7. 06:25

 

 

 

해독解讀

 

  한병석

 

 

고향에서 집으로

택배 보낼 일이 있어

전화번화 찾느라 색바랜 수첩 뒤지는데

엄마가 적어 놓은 글이

꾸불구불 비포장 고갯길 같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나,

내가 수십 년 동안 희희낙락 받아먹은

쌀이

고추장이

갈치김치가

고속도로가 아니라

추푸령보다 높은 저 고갯길로 넘어왔던 거네

 

 

어느 날 폭삭 내려앉은

엄마 무르팍의 원흉이

저 고갯길 넘나드는 것이었던 거네

 

 

 

*시와시와 2014 봄호에서.

 

 

 

2014. 04. 07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