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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부부/반칠환

향기로운 재스민 2014. 7. 7. 07:12

 

 

 

 

은행나무 부부


반칠환

 


십 리를 사이에 둔 저 은행나무 부부는 금슬이 좋다
삼백년 동안 허운 옷자락 한 번 만져보지 못했지만
해마다 두 섬 자식이 열렸다

 


언제부턴가 까치가 지은 삭정이 우체통 하나씩 가슴에 품으니
가을마다 발치께 쏟아놓는 노란 엽서가 수천 통
편지를 훔쳐 읽던 풋감이 발그레 홍시가되는 것도 이때다

 


그러나 모를 일이다
삼백 년 동안 내달려온 신랑의 엄지 발가락이 오늘쯤
신부의 종아리에 닿았는지도

 


바람의 매파가 유명해진 건 이들 때문이라 전한다
 

 

 

―월간『현대시학』(2004년 10월호)

 

 

 

목동 이파트 ,  3단지  은행나무 길을 다시 쳐다보며.....

 

2014. 07.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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