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 날이라 작은 애가 오는 날인데 아침에
친정 언니네 식구들이랑 대 공원에 놀러 간다고
전화가 왔다. 오전 중에 집안 일을 대충 끝내고는
교보에를 들려서 최춘자씨의 시집이 잘 놓여있나
살펴보고 얼굴 익힌 청년에게 다시 부탁을 해 놓았다
그래도 넓게 진열을 해서 눈에 뜨이게는 해 놓았다.
바로 그 옆에 청어 정헌영 시집이 새로 나온 것이
있어서 한권을 사 가지고 왔다 시인의 파라다이스에서
보아온 이름이라.....
어제 저녁에 교보에 가서 두 권의 최춘자씨의 시집을 더
샀기 때문에.... 말하기가 좀 나았다
이제 " 당신과 나의 뜨락에" 라는 시를 읽어보자
당신과 나의 첫 만남은
복사꽃 곱게 피던 따듯한 봄날이었지요
그 청순한 이미지 아름다운 미모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천 리 먼 길 가슴 태우기를 몇 날 몇 밤
그해 가을은 사랑으로 영글어
푸른 꿈 넘치는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 보금자리 한 가장자리에 행복을 키웠습니다
고된 삶의 여정 속에 설움 빛 감추고
직장 따라 철새처럼 옮겨 살기를 수십번
풀포기마다 땀이 밴 은결들은*
낯설음 감추며 내뱉은 한숨이
태산보다 높았습니다
삶의 끈 움켜쥐고 몸부림치던 속박의 세월은
한 점 부끄럼 없이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당신의 슬기와 지혜로 외로운 길 헤쳐가며
과거로부터 현재로, 현재로부텨 미래를 여는 길목마다
눈물로 가득 채웠습니다
그래도 시뜻한* 마음 달래며 한숨 돌리려 하니
갑자기 몰아닥친 먹구름은 인고의 세월을 무색케도
당신의 가슴에 선홍빛 생채기를 옹이처럼 매달아
우리의 마지막 가는 길마저 서럽게 합니다
당신과 나 햇볕 한번 마음 놓고 쬐지 못하고
숨죽여 살아온 긴 세월이
이렇게 큰 고통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당신과 나의 뜨거운 사랑이 늘 처음처럼 식지 않는 한
느껍기만* 한 어려움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의 고운 눈매에 눈물 맺히지 않도록
당신의 순박한 마음에 시커먼 숯덩이 남지 않도록
내 한 몸 다 바쳐 뜨겁게 불사르렵니다
한갓진 당신과 나의 뜨락에서
고운 햇살 한 스푼 타 마시며
스산한 가을 길을 두 손 꼭잡고 걸어가렵니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사랑으로
*은결들다 ...원통한 일로 남모르게 속이 상하댜
*시뜻하다....마음이 내키지 않아 시들하다
*느껍다.....어떤 느낌이 마음에 북받쳐서 벅차다
P.S. "은결들다" 라는 말은 이번에 정확하게 알았다
정헌영 아호 청계 대전 출생<자유문예> 등단
시집 <이 작은 행복 속에> <우리 사랑 그날까지>
<너의 곁으로> <사랑이 그리워도>
<당신과 나의 뜨락에>
작품활동 ... 인천일보, 데일리뉴스/시사라이프, 서울특별시 문예지, 갑종장교 60
주년 기념사업 문집, 그 외 문예지 다수
2011.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