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정드는 시
-신현림<<침대를 타고 달렸어>>에서
와인 같은 저녁 비가 오시네요
제 팔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면
그대 있는 먼 곳까지 커피를 타 드리고 싶군요
바지락 얹어 손수제비를 해 드리면
수제비가 섬처럼 이쁘다 흐뭇해하실 때
제 팔이 잉어가 되어
달콤한 노래 들려주면 힘이 나시겠죠
비가 오시니 마음까지 불을 때야겠어요
우리는 나약해서 불이라도 안 때고
커피라도 안 마시면 더욱 쓸쓸해집니다
산도르 마라이의 멋진 소설 『열정』을 읽다가
우리를 이어 주는 열정은 이 비 냄새라 생각했어요
비에 정들듯 어서 그대와 정들면 좋겠어요
*신현림의 방문....
2015. 11. 06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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