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계절

비에 정드는 시/신현림<침대를 타고 달렸어>에서

향기로운 재스민 2015. 11. 6. 07:29

 

 

 

 

비에 정드는 시

 -신현림<<침대를 타고 달렸어>>에서

 

 

 

와인 같은 저녁 비가 오시네요

제 팔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면

그대 있는 먼 곳까지 커피를 타 드리고 싶군요

 

바지락 얹어 손수제비를 해 드리면

수제비가 섬처럼 이쁘다 흐뭇해하실 때

제 팔이 잉어가 되어

달콤한 노래 들려주면  힘이 나시겠죠

 

비가 오시니 마음까지 불을 때야겠어요

우리는 나약해서 불이라도 안 때고

커피라도 안 마시면 더욱 쓸쓸해집니다

 

산도르 마라이의 멋진 소설 『열정』을 읽다가

우리를 이어 주는 열정은 이 비 냄새라 생각했어요

비에 정들듯 어서 그대와 정들면 좋겠어요

 

 

*신현림의 방문....

 

 

 

2015. 11. 06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