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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 산다는 것....배월선

향기로운 재스민 2011. 4. 29. 07:47

부모로 산다는 것 ......

 

참선을 한다는 것은

스님이 되는 것도 아니요, 수녀가 되는 것도 아니지요.

속세를 버려서 훌훌 털며 가는 길은

차라리 홀로여서 쉬은 길입니다

 

내가 숨 쉬며 머무르는 세상을 버리지 못하며

햠께 아옹다옹 가야 할, 사람 사는 세상 속에서

끝까지 지지 않고 견뎌내며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참선이라 생각됩니다

 

 

하루에도 만 가지 천 가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는

삶의 중간에서 앞도 뒤도  거스를 수 없는

침묵하며 오늘도 하루는 늘 그랬듯이

아침 해로 떠서 서녘으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서툴게 지워져갑니다

 

상처받은 영혼이 또 다른 영혼에게 상처를 주고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할 것만 같아도

씻어내며 가는 길 위의 발자국이

서럽다고 물고 물리며 살아낸 날들로

똑같은 색깔을 묻힌 눈물 없이는 알 수 없습니다

 

장미 한 송이 피우는 일이 어려운 만큼

뒤엉켜 견뎌내는 세상 속의 삶이 위대하기에

가시를 내세운 삶 꽃으로 피었다가 시들지라도

삶 속에 세운 참선이라 여겨집니다

 

날마다 경이로운 시간의 흐름을 따라 살아가는

몸소 체험하며 눈물을 삼키며 오직 단맛을 일구어

토하는 것으로 마음을 수양하는 첫걸음이라

부모 되어 비로서 깨달음에 이르는 것입니다

 

버리고 싶어도 버리지 못하여 죽도록 함께 가는 삶

오욕칠정에 번뇌를 다스려 한세상 등짐처럼

지고 가는 부모로 산다는 것의 심증을 차근차근

알아가는 진정한 도리의 경지입니다

 

 

***배월선.......월간 문학바탕 신인상 등단 (2009)

                    공저 <글로벌문학 동인지> 외 다수***

 

 

 

*** 오늘은 중국어 시간이 임시 휴강이라  좀 서운하다.

     다섯째 금요일이면 한번은 선생님을 위해 정한 날이다.

     선생님은 좀 미안한듯 얘기하시지만.....

 

     나는 오늘 한번 병원에 목 때문에 약 타러 갈까

    말까 지금부터 망설여진다.   누구 때문에는 아니지만

    왜 이렇게 병원에 가는 것이 싫은가 모르겠다 미리 대비 한다고

    옆에 친구들은 무슨 검사 받고 그후 답변 듣는다고

    야단들인데도 말이다.  예를 들어 암이라 한들

    수술이나 약을 먹고 몇년 더 살면 뭐하니?  난 그렇게

    말하면서 쓸쓸히 미소짓는다   어제 큰 애가 목소리가

    어떤가 싶어서 걱정이 됬는지 전화가 왔길래  의사 선생님이

    대략 십여일 잡으랬다고 말하고는...... 세란 의원 남자분

    의사 선생님은 부인 보다는 반갑게 인사하시는데 속으로는

    자주 선생님을 만나는 것은 안 좋은데 하면서...

    지난 겨울 잘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한꺼번에 봄꽃의 향기를

    맡아서 취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긴 가야지...

.   석민아 ! 상준아 !  느네들 병원에 갈 때 얼마나 싫었을까?

    나 병원에 가기 싫어 빨리 별나라로 가고 싶어 그래도 괜찮겠니?***

   

    오늘 하루가 이제 부터 시작..... 정기야 너도 더욱 몸 조심하길...

 

            2011.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