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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작시] 그곳에는

향기로운 재스민 2011. 5. 1. 15:58


 

그곳에는


그곳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버스의 낡은 엔진소리에 파묻혀버린
마지막 인사는
소음 속에 묻혀 귓가에 맴돌고 있을뿐
그곳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길 건너 초라한 포장마차의 낡은 간판이
세찬 비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것만 빼면
세상은 그냥 정지되어 버린 것만 같았다

한점 한점 도시의 불빛이 꺼지기 시작하자
작은 두려움이
흔들리는 간판처럼 나를 마구 흔들어 댔다

슬픔에 젖어버린 얼굴처럼
거리는 온통 빗물에 젖어있었고
길을 잃은 미아처럼 불안해 하며
비 오는 낯선 거리를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숨막히게 들려오던 내 발자국 소리
젖은 가로등불빛이 빗물에 반사되고
불러도 대답이 없던
그저 부메랑처럼 되돌아 오던 내 목소리
그 서글픈 메아리만 들려왔다

'거기 누구 없나요,,!!!'

여전히 그곳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김재곤

추신
아무런 희망도 없이 음지식물이 되어 살던때가 있었다. 아마도 어디론가배회를 하다가 이글을 쓰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세상밖으로 버려진다는 것은 참으로 슬프고 아픈일이다. 그러던 내가 이렇게 살아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과 재기를 꿈꾸어보며 이글을 함께 읽고 싶다.

 

Patricia Kaas - If You Go Away (Ne Me Quitte Pas)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출처 : 부뤼쉘 戀歌
글쓴이 : 도시 원글보기
메모 :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