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늘

무작정, 꼬시다, 그대 진정 나를 사랑하신다면/김영철

향기로운 재스민 2019. 7. 21. 19:52


가을 여행 떠나려고

김영철


가을 여행 떠나려고

달방역*에 모인 낙엽들


한 번도

본 적 없는 바다를 품에 안고


배낭도

차표도 없이

기차를 기다립니다


*달방댐

품고 싶은 그대 詩여,

안기고 싶은 동해시여!


<김영철 시집> 에서 "시선사"


........................................

꼬시다

김영철


고소한 소리가

주방에서 흘러나온다


누룽지를 드시는지


꼬시네

정말 꼬시네.....


애인이 생겨도 좋을


홀로 오래된

어머니


*꼬시다: 고소하다의 방언(강원, 경상)

................................


그대 진정 나를 사랑하신다

_ 복수초가 카메라 든 당신께


제 속살

그만 잊고

부디 내버려 두세요


사는 모습 그냥 보이게

연출 좀 하지 마세요


웃어도

웃는 게 아닌 걸

그대만 모르시나요?


김영철 (金永哲) 시인

계간 <시하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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