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꽃을 보면서 ...
김방주
오늘은 두달에 한번 병원에 가는 날
새벽 다섯시도 안되어 잠이 깨어 오늘 해야 할 일을 그려 본다
일단 일어나서 양쪽 화장실을 청소 한 다음
깨끗이 머리를 감으며 목욕을 시작한다
즐거운 듯이 하루를 여는 것으로
지난 주에 배운 것 중에 "Count on Me"
"Papa" "Hard To Say I'm Sorry"
Cluade Choe 의 "Blue Autumn ", "Love is just a dream"을
신청곡 처럼 들으며
이수익의 "열애" 시를 한번 더 읽는다
병원 갈 날이 가까와 지면 더 스트레스를 받으며
소화가 안되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곤 한다
즐거운 일이 있는 것 처럼,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입맛도 없지만 습관처럼 아침은
덜 먹으려고 흰죽을 해달라고 주문한다
죽이 싫은 나는 커피와 귤로 때우고
9시에 병원으로 가서 그에게 피 검사를 하게끔 하고,
신경과와 당뇨과에 들리고 처방전을 받아
병원 맞은편에서 한참을 기다린 뒤에 두달분의
약을 받아서 다음에는 근처에서 추어탕을 점심으로 먹는다
석달 인생에서 두달 인생으로 바뀐 듯 하다
아침에 집에서 나갈 때는 귀찮다고 말히길래
'이제 그만 살까?' 하니
아니 그래도 조금 더 살고 싶단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우울하면서도
시원한 일이 끝난 듯이 계속되어 지는 가 보다
약국에서 약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 말라 해골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어느
나이드신 여자분이 더 생각이 나는 날이다
낮에만 햇볕이 들면 꽃을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면 세상 구경이 싫다는 듯 온 몸을 오그린
용담꽃을 다시 한번 가까이 가서 보며
늦게서야 물을 준다
올 겨울에는 얼마나 더 꽃을 보여 주면서
인연의 꽃을 만들어 주려나 싶다
용담아!.....
#735
2019. 11. 05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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