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2

용담 꽃을 보면서..../김방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9. 11. 5. 14:31

용담


용담 꽃을 보면서  ...

김방주


오늘은 두달에 한번 병원에 가는 날

새벽 다섯시도 안되어 잠이 깨어 오늘 해야 할 일을 그려 본다

일단 일어나서 양쪽 화장실을 청소 한 다음

깨끗이 머리를 감으며 목욕을 시작한다

즐거운 듯이 하루를 여는 것으로

지난 주에 배운 것 중에 "Count on Me"

"Papa"  "Hard To Say I'm Sorry"

Cluade Choe 의 "Blue Autumn ", "Love is just a dream"을

신청곡 처럼 들으며

이수익의 "열애" 시를 한번 더 읽는다


병원 갈 날이 가까와 지면 더 스트레스를 받으며

소화가 안되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곤 한다

즐거운 일이 있는 것 처럼,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입맛도 없지만 습관처럼 아침은

덜 먹으려고 흰죽을 해달라고 주문한다

죽이 싫은 나는 커피와 귤로 때우고

9시에 병원으로 가서 그에게 피 검사를 하게끔 하고,

신경과와 당뇨과에 들리고 처방전을 받아

병원 맞은편에서 한참을 기다린 뒤에 두달분의

약을 받아서 다음에는 근처에서 추어탕을 점심으로 먹는다

석달 인생에서 두달 인생으로 바뀐 듯 하다


아침에 집에서 나갈 때는 귀찮다고 말히길래

'이제 그만 살까?' 하니

아니 그래도 조금 더 살고 싶단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우울하면서도

시원한 일이 끝난 듯이 계속되어 지는 가 보다

약국에서 약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 말라 해골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어느

나이드신 여자분이  더 생각이 나는 날이다


낮에만 햇볕이 들면 꽃을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면 세상 구경이 싫다는 듯 온 몸을 오그린

용담꽃을 다시 한번 가까이 가서 보며

늦게서야 물을 준다

올 겨울에는 얼마나 더 꽃을 보여 주면서

인연의 꽃을 만들어 주려나 싶다

용담아!.....


#735
2019. 11. 05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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