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에서.......김인태
그곳 일렁이는 파도를 보면
간월재 바람이 쪼고 간 자리에
말문 꼭 다문 채 두고 간 연민의 정
저놈의 일기장은 뒤척일 때마다
멀미에 담았던 내용물이 도로 토해낼
억억대는 억새, 내 속을 헤집듯이
털어내지 못한 촘촘한 기억들을
고분거린 몸짓으로 수긍하면서
짚어보는 마음 뜨락에
차오르는 산등선 소리치지 못해
감춰진 아픔이 더 서러웠을까
혼돈 속 혼자 구르며 짖어대는 언어들
눕지 않은 가을 속에
마른장마 번개가 번쩍여서 네가 되었고
흔들릴수록 비등하는 흰 눈썹 속
생성의 눈 다시 비빈 나뿐이라고,
누가 찾아와 물으면 그렇게 말해주렴
*** 바람이 쪼고 간자리에
말문 꼭 다문 채 두고 간 연민의 정...***
2011. 6. 29 향기로운 쟈스민
비 오는 새벽에..... '가을, 그리고 겨울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