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유홍준은 경남 하동에 있는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일한다.
평생 은인은 김언희와 영양고추 상인 오기석
순천대 문예창작과에서 시작 한 과목을 맡아 일주일에 하루 강의하러 다닌다.
첫 시집 <상가(喪家)에 모인 구두들>
저녁 상가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亡者)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상가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구두고
저건 네 슬리퍼야
돼지고기 삶은 마당 가에
어울리지 않는 화환 몇 개 세워놓고
봉투 받아라 봉투.
화투짝처럼 배를 까뒤집는 구두들
밤 깊어 헐렁한 구두 하나 아무렇게나 꿰 신고
담장 가에 가서 오줌을 누면, 보인다
북천 (北天)에 새로 생긴 신발자리 별 몇 개
_<상가에 모인 구두들>
시집 <나는 웃는다>
"차마 하기 싫은 말이지만 현실은 돈" 이라고 했다
돈 못 벌고 비루하게 살아도 입성이 초라해도 나는 시인" 이라고 했다
2011. 7. 4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