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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유홍준의 나는 진주에서 기적을이뤘다 편(내 인생의 도시 에서)

향기로운 재스민 2011. 7. 4. 14:26

 

 

시인 유홍준은 경남 하동에 있는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 일한다.

 

평생 은인은 김언희와 영양고추 상인 오기석

순천대 문예창작과에서 시작 한 과목을 맡아 일주일에 하루 강의하러 다닌다.

 

 

 

 시집 <상가(喪家)에 모인 구두들>

 

저녁 상가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가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亡者)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상가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구두고

저건 네 슬리퍼야

돼지고기 삶은 마당 가에

어울리지 않는 화환 몇 개 세워놓고

봉투 받아라 봉투.

화투짝처럼 배를 까뒤집는 구두들

밤 깊어 헐렁한 구두 하나 아무렇게나 꿰 신고

담장 가에 가서 오줌을 누면, 보인다

북천 (北天)에 새로 생긴 신발자리 별 몇 개

 

_<상가에 모인 구두들>

 

 

시집   <나는 웃는다>

 

 

"차마 하기 싫은 말이지만 현실은 돈" 이라고 했다

돈 못 벌고 비루하게 살아도 입성이 초라해도 나는 시인" 이라고 했다

 

 

 2011. 7. 4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