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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하게 눈 내리는 밤 ...백석 의 시<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향기로운 재스민 2011. 7. 11. 07:40

 

                                   엄마 펭귄 과  두 아들 펭귄 같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것은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 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J.  그대는 잠들어 계시겠지요? 그대가 잠들어 있어 제게는

늘 아름다운 이름으로 떠오르는 그 도시에도 눈이 내리고

있는지요  J. 당신도 행복하시길 빕니다. 설사 그것이

나와 함께가 아니라 해도 말입니다.

이런 제 마음이 진심임을 그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잠든 곳에서  천 리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저는 행복해 질 것만 같습니다 

설사, 내일 새벽 슬픈 꿈에서 깨어나 이 모든 맹세를

스스로 깨어버린다 해도, 지금 이 순간을 겪어낸 것이

제게는 분명 큰 행운입니다.

 

나의 J.  부디 평안한 잠을.

J. 짧은 사랑이라 해도 소중합니다. 

약속하지 못해도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것과 깨어져버린 것보다는 그

'처음'을 항상 간직하고만 싶습니다

 

 

***  나와 함께가 아니라해도 당신이 행복했으면 ...***

 

 

2011. 11.   오늘 새벽에 읽은 산문 중에서   (공지영)

 

                향기로운 쟈스민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