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레몬 애가(哀歌)..다카무라 고타로
그렇게도 당신은 레몬을 쥐고 있었어
쓸쓸하고도 하얗고 밝은 병상에서
내 손에서 넘겨받은 레몬 한 조각을
당신의 단정한 이로 꼭 깨물어
토파즈 색으로 향기가 일고
그 몇방울 안 되는 레몬 즙에
당신은 의식을 되찾았지
당신의 맑고 파아란 눈이 희미하게 웃고
내 손을 쥔 당신의 손엔 힘이 넘쳤어
당신의 목에서는 거친 바람이 불었어도
그처럼 위대한 생의 한가운데에서
치에코는 원래의 치에코가 되어
일생의 사랑을 한 순간에 부어넣었지
그리고 한 동안
그 엣날 산정(山頂)에서처럼 심호흡 한 번 하고
당신의 기관은 그대로 멈추었어
사진 앞에 꽃은 벚꽃 그늘에
차갑게 반짝이는 레몬을 한 개 놓아야지
............................
치에코는 몹시 예민한 가난한 미술학도였지만
서로 사랑하며 '단란'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너무도 감성이 예민한 치에코가
이상해진 것을 발견했다 정신이 이상해진 것이지요.
그 후로 고타로는 아내 곁에 붙어 있으면서
아내에 대한 글만 썼다
치에코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다
치에코는 갈 수 없는 곳을 가고 할 수 없는 것을 한다
치에코는 현재의 나를 보지 않고 내 뒤의 나를 동경한다
치에코는 괴로움의 무게를 이제 버리고
끝없는 황막한 미의식권을 헤매다닌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지만
치에코는 이미 인간세계의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다
*** 치에코는 1941년 가난했던 예술가의 부인으로서
굶어죽기보다는 중세의 마녀가 되어 화형을 원했던 여자가,
미쳐서......죽습니다***
<슬픔이 죽음 앞에서 위대해지고, 사랑이 운명 앞에서 세상을 덮습니다
겨우 레몬 한 개로 사랑의 절정과 성숙의 무르익음을 ...>
<지극한 사랑 때문이겠지요>
P.S. 나를 저렇게 극진한 마음으로 대해줄 그런 사람이 있을까.
그것이 누굴까, ???? 짝...????
2011. 7. 12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