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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無等) 을 보며.....서정주

향기로운 재스민 2011. 7. 25. 08:01

 

 

 

 

무등(無等)을 보며....서정주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褸)에 지나지 않는다

저 눈부신 해빛 속에 갈매 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있는

여름 산 같은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 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 수 있으랴

 

청산이 그 무릎아래 지란(芝蘭)을 기르듯

우리는 우리 새끼들은 기를 수밖에 없다

 

목숨이 가다가다 농을 쳐 휘어드는

오후의 때가 오거든,

내외(內外)들이여, 그대들도

더러는 앉고 더러는 차라리 그 곁에 누워라

 

지어미는 지애비를 물끄러미 우러러 보고,

지애비는 지어미의 이마라도 짚어라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

우리는 늘 옥돌 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욱이 끼일 일인 것이다

 

현대공론 1954.8

 

 

*** 가난하다고 하는 것은 다만 불편하다고 하는 얘기가 생각난다

인간의 마음 속의 착한 본성까지야 누구도

덮어버리지는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있다.***

 

 

 

하루에 하나씩은 타자 연습을 겸해서 골라 읽어보는데

오늘의 시로서는 서정주 시를 올려봅니다

 

 

 

P.S.  초록색의 무성한 잎을 보며 저렇게 항상

싱싱한채로 변하지 않았으면 .....

 

 

2011. 7.  25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