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거미줄.....제 4 막
키 작은 산벚나무 가지 사이에 걸린
섬세한 조직의 그물 한 장
그 오밀조밀한 자유의 머독 위에
몸을 눕히고 싶다
오직 나 하나만을 겨냥한 수고
벗어날 수 없는 유혹
이제 몸 헐겁게 하여
운명적 조우처럼 그대가 수놓은 틀에 갇히고 싶다
그대가 마련한 이슬 한 방울로
분별력 잃은 취객되어
자잘한 날개 다 접을 것이다
바람 없는 날의 깃발처럼 숨죽인 채
팔다리 갈비뼈까지 꽁꽁 묶일 것이다
숲속 어딘가에서 풀벌레소리
새소리 그리고 내 외마디 비명소리
아름다운 해방을 위해 속 다 내어주고
빈껍데기로 남을 것이다
오로지 그대 위한 사랑의 절명이라면
***오직 나 하나만을 겨냥한 수고
운명적 조우처럼 그대가 수놓은 틀에 갇히고 싶다***
....권순진 시집 중에서/
넘어진들 몸과 마음이 상할 리 없다
어깨에 얹힌 힘을.
발목에 달린 힘을.
모가지에 붙은 힘을
죄다 빼고 헐거워져셔야
마음도 둥글어진다
2011. 8. 2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