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아내 사랑하던 마음 그대로 살아가시길..... 향기로운 쟈스민의 편지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2. 27. 06:28

 

이 사진을 보고는 안부 인사를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근처에 사실 때에는 더 자주 만나면서 추억을 쌓지 못했으면서도

이제와서 MIss Lee도 없는데 이런 안부의 인사를 올린다는 것이

얼마나 허전한지 생각만해도 또 눈물이나서 글자가 잘 보이지않네요.

 

그래도 얼마일지 모르는 남은 인생을 암으로 인하여

먹지도 못하고 토하며 고통받던 모습을 잊지못해,

본인 살아있는 나머지 삶을 그녀의 고통을 대신하며

살다 가겠노라고 창밖을 바라보며 말씀하시던 그 모습을

다시 한번 저 위 사진을 보며 떠올립니다

권탄씨께서 이 선생님이 얘기하셨는지 그 글을 어디있는지

가르쳐달라고 하시길래 방법을 알려드렸더니  보시고는

울적해서 긴 얘길 나누지 못하고는.......우리 모두 당신의

아내를 많이 사랑하고 기억했나봅니다

이 세상을 떠나기 얼마전에 절 오라해서 갔더니

커피 마시면서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앞으로 어떤일이

생기드라도 시어머니 가시고 애들 제 갈길 보내놓고라서

그래도 다행이라고 하면서.....

늘 선생님의 친구인 홍을 생각해주는 그녀의 마음은

진심어린 따뜻한 마음이었드랬습니다.  누구에게나

상냥스러운 목소리로 사람을 편하게 하는 그런 여자였는데,

이제 우리 모두 한 발자욱씩 그녀가 간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따라 가고 있지마는,

그래도 아쉬웁고 애처러운 마음은 어쩔수가 없어서

그녀의 짝인 선생님에게 이 늦은 안부 편지를 드립니다.

 

지금 쯤은 이사짐도 정리되셨을거란 짐작을 해 봅니다

근처에 작은 딸이 살고 있으셔서 도와 줄거란 생각에

조금은 걱정이 덜하지만 소소한 일들이랑 아쉬운 일이

많아질거라 상상해봅니다.

어쩜 살면서 점점 더 알뜰하게 살림해주던, 남편의

멋진 옷을 챙겨주던, 그리고 본인 아프고 나서 영양가

있는 반찬 만들어 맛있게 드시게 하던  모습등 어찌

잊을 수 있겠어요. 

그냥 아내 사랑하던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시길

바라면서 안부 편지를 대신하고 싶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새해엔 언제고 다시 우리 모두 만날 날이 있을런지요?

내일은 함박눈이 내릴려나 모르겠습니다.

땅 미끄러울 때는 손은 빼시고 더 조심스럽게 걸으시길....

 

오늘은 Miss Kim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Miss Lee 를 처음 알던 그 때 그시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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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27   향기로운 쟈스민

 

 

 

* 아침에 읽은 시를 다시 한번 써 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년이 한생에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길 막돌맹이 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담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 소리는 나지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시집  (월령가  쑥대머리)  (문학사상사...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