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향기로운 재스민 2012. 1. 3. 04:43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기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두고

살아온 날들은 신기하게 세어 보았으니

그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질투는 보통은 상대의 이성(異性)이 다른 이성을 좋아함을 미워하는 샘.

     우월한 사람을 시기하고 증오하는 감정.  ***

    

질투는 열등감에서 태어나고,  또한 열등감은 질투의 씨앗이 되니.

 

시에서 그 상념이 얼마나 많았으면 그것을 '기록'하기 위해

마음에 '공장'을 세웠다고 했겠는가.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도 당연한 결과,

자기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지 않은 사람을 그 누가 알아줄 것인가.

 

 

----김려령, <완득이>(창비,  2008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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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을 보며......향기로운 쟈스민

 

 

지금

 저 눈사람을 찍은 사람은 어디서 헤매고 있을까?

사랑을 찾아서일까?

새로운 일을 위해 얼마 동안의 휴식일까?

시간이 지나면 녹아 없어질지언정

그 옆에 또 한 사람을 만들어

진심으로 마음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내가 아닌 

다른 누구라도,

남자이든

여자이든.

 

 

 

 

 

 

 

 

 

2012.  1. 03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