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이 향
홀로 살던 앞 집 할머니 돌아가시자
그 대문은 한 번도 열리지 않더니
올해는 참 이상하다
빈집이 소란스럽기도 하고
뭔가 꽉 채워지는 것 같기도 하더니
순식간에 담장 위로 밀어 올리는 저 힘,
가꿔도 저토록 생생할 수 없는 꽃이
일제히 피었다, 날마다 넘쳐나는 집의 적요와
어둑한 그늘이 꽃을 키우는지 허물어지는 만큼
더 벌어지는 봄,
마치 집을 파먹기라도 하는지
꽃만 눈에 띄는데
꽃도 너무 탐스러우면 더럭 겁이 나서,
담장을 감고 도는 꽃넝쿨에 빨려 들 것 같아서,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는,
***꽃도 빈집에 탐스럽게 피면 겁이 나는가 보다.***
2012. ㅣ. 09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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