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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추억 追憶을 먹고 산단다. 박만엽

향기로운 재스민 2012. 2. 7. 05:58

 

 

 

지갑, 추억을  먹고 산단다.    박만엽

 

 

 

한때는 그대가

내게 뭔가 깊숙이

푹푹 찔러 주고는

내 배가 불룩해지면

얼굴에 화색이 돌았지

 

날 넣었다가 뺏다가

낮에는 神主 모시듯

늘 지니고 다녀

정말 행복 했었지

 

언제부터인가 그대는

이 작은 몸뚱이를

들었다가 놓기도

힘든 모양이네

밤에는 벗겨진 옷 속에

날 헌 신짝처럼 버리고

 

사랑하는 그대여

우린 인간이 추구하는

물질적 욕망과 달리

그 흔한 명함 한 장 없이도

신용 카드 한장 없어도

주인의 추억을 먹고 산단다.

  (2008)

 

 

 

*** 지갑이 주인의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어쩐지 

     힘들거나 기쁠때나 같아 살아온 친구 같은,  그 자신의

     삶이였다 싶어 다시 한번 읽고 싶어서....***

     

     

2012.  2. 07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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