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2 ....안용태
토담집 담장 너머
길게 목을 빼문 한 송이 목련이
사뭇 붉게 속살을 여미면
검둥이 안개가 목련을 훔치는 밤,
골목을 돌아 나와
손 흔들던 거리에 서면
너는 언제나 저 만치 있고
한 발 다가가면 한 발 물러서고
손 내밀면 닿을 자리에서
울먹이던 모습을 본다
서로가 원하면서
하나 되지 못하는 까닭을 알기에
더욱 저려 오던 가슴, 헛기침으로
가슴을 쓸면 어둠 저 편에서
컹컹 짖어대는 검둥이 안개,
안개 ㅣ
젖은 너의 두 눈이
머리를 풀어 흔들때
이별의 뜻임을 알았어도
차마, 손 흔들지 못했다
가슴 밑자리
풀씨 하나 묻어 놓고
지금은 가고 없는 너이지만
눈감으면 언제나 너는
함초롬 젖은 풀잎으로 오고
시린 귓불 자그시 깨물어 오는
붉은 속삭임은
나의 언 가슴을 녹인다
엉겅퀴 같은 너의 숨결 안으면
진저리나는 아득했던 절망도
봄풀 같은 연민으로 되살아나고
식은 너의 가슴이
다시금 불타기를 소원하며
숨은 연기를 피워 올리면
너는 홀연히 떠나가고 없다
저 만치 안개의 모습으로
안용태 시집 '몽돌' 에서
*** 안용태 시인 초대 시하늘 시낭송회가 대구에서
7월 5 일날 있다면서 문자 메시지가 올려있네요
처음 보는 장소라서 가고 싶지만.....좀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요. ***
며칠전 이곳 서울 양천구 목동 교보에서 찾아서 구입한 책으로
미리 읽어보았습니다 그중에서....
지금 저 혼자 시 낭송 1, 2 를 먼저 다 해보았네요
들으셨는지요?
2012. 7. 02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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