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모습 / 안도현
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 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 새 우는 법도 없다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 옆모습, 자꾸 말하다 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안도현 시집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소월시문학상, 원광문학상
2012. 08. 11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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