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스크랩] 희망을 위하여/ 곽재구

향기로운 재스민 2013. 1. 5. 15:43

 

 

희망을 위하여/ 곽재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라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내 등뒤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눈처럼
포근하게 감싸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여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라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 세상의 슬픔을 보리라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워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라

 

- 시집『사평역에서』(창작과비평,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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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바뀔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우리는 늘 희망을 말하곤 합니다. 하도 희망을 들먹여서 가끔은 지금의 상항이 그토록 절망스럽단 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지나치게 남발하여 희망이 인플레 된 느낌도 있고, 그렇다보니 단지 지금보다 나은 개선된 상황을 희망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더군요. 희망이란 대체 무엇인지요. ‘희망’이란 오직 미래를 향한 것으로, 열렬히 바라는 소원이나 확신에 찬 기대감을 말하는 것 아닐까요.

 

 희망을 한국 기독교에서는 흔히 '소망'이라고 표현합니다. 고린도전서도 그리 번역하였지만 솔직히 ‘희망’과 ‘소망’이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희망이 그 목적을 성취하고 나면 희망은 더 이상 필요치 않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어쩌면 희망이란 영원한 신기루 같은 것은 아닐까요.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그 희망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몇몇 노동자들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심정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어느 경우든 금쪽같은 생명을 내던지는 일은 잘못된 일이고 더 이상 없어야겠지요.

 

 새해벽두 <땡큐>라는 방송프로에 출연한 유명인들이 희망 잃은 이들을 위로하기위해 직접 작성한 희망의 문구들을 마포대교에 붙여놓았습니다. 혜민스님은 '부족한 나라고 해도 내가 날 사랑해 주세요. 이렇게 사는 내가 가엽지 않은가요?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사랑한다. 사랑한다. 나에게 말해주세요'라고 썼고, 박찬호는 '저도 모든 걸 놓고 싶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몸을 돌리고 마음을 열어보세요. 제 손을 잡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차인표도 ‘당신의 생명은 국보보다 더 소중한 최고의 선물입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 글들을 보고 심리학과 경제학에서 말하는 ‘피그말리온 효과’가 생각났습니다. 타인의 기대나 관심에 부응하여 행동하면 실제로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현상을 말하지요. 그리고 사람이 희망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희망은 곧 사랑임을 깨닫게 합니다. 먼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으며,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랑하는 마음이 연대되어 깊어질 수만 있다면 아무리 혹독한 겨울이라도 희망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을 테지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래서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는다면 결코 ‘희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권순진

 

 The Power Of Love- Helene Fischer

출처 : 詩하늘 통신
글쓴이 : 제4막 원글보기
메모 : 희망을 위하여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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