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한 개비
고 보 희
12월 초순 기온 급강하에 절전을 호소하는 티브이 자막
아침 주방에 들러 가스레이지에 불을 켜다가
라디오도 없이 살던 옛 생각이 스친다
1948년 월남 후 입은 풀기 말라 바삭바삭 타들어가고
장마철 성냥은 붉은 모자 벗겨져 민둥머리에
축축한 아궁이 불쏘시개도 부실했다
보물 인양 머리맡에 놓고 자던 성냥
불씨 하나 실릴 수 없는 여름날 아침
쌀이 없는 날은 체념이 쉬웠다
습도에 무릎 꿇은 성냥
라이터도 없던 시절 산골도 아닌 인천
상냥 한 개비 없어 물로 배를 채웠다
이웃도 없는 판잣집 우렁이 눈 여덟 개
쌀만 있으면 굷지는 않을 줄 알았는데
물과 쌀 합방시켜도 서로 냉랭히
솥에서 졸고 있었다
*하늘 포목점 (고려대 평생교육원 시창작반 2012, 엔솔로지 2 집 에서..)
*'북어는 오늘 배고프다' 시집이 있다 1935 년 황해도 해주 출생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장상 수상
*개인적으로도 반에서도 제일 연세드신 분이지만 삶이 존경스러운 분......
2013. 01. 10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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