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개별 경제학 외 덕이/ 권순진

향기로운 재스민 2013. 2. 2. 07:26

 

 

개별경제학

권순진

 

 

입맛 당기고 호기심도 당기는 점심특선 웰빙비빔밥

정가가 육천 원이라....잠시 망설이다

사천 원짜리 그냥 비빔밥으로 낙찰을 본다

 

 

문자 받고 갸야 되나 말아도 되나 머리 굴리다가

찾은 고등학교 동창 초상집에

미리 준비해간 부의금 삼만 원

다른 녀석은 대개 오만 원이고 십만원도 헀다는데

잠시 망설이다 돌아서서

슬그머니 이만 원을 더 보탠다

 

 

이천 원의 내핍과 이만 원의 체면

스스로 째째하지 않을 만큼의 경제적 자유

그 오랜 숙원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아

그래서 늘 부자들이 부럽기는 부럽다

 

 

 

덕이 / 권순진

 

 

녹수청산 자연과 하나 되는 태공의 풍류가 얼레에 감겼다

여울여울 흐르는 물살에 똥짜바리 푹 담구고

게으른 줄에 미끼 끼워 멀리 멀리 흘려보내며 스침 짓

미끼와 불화만 없으면 만사는 형통인데

아줌마 식겁하고 뒤로 나자빠지는 사이

대여섯 살이나 될까 사내아이 손바닥에 밥풀떼기 같은

이것 올려놓고 연신 아이고 귀여워라 졸라 어여쁘다 난리다

꼬물거리는  놈 빤히 보며 착한 외계인에게 그랬던 것처럼

몰캉몰캉 손가락 교신 중

옆에서 철딱서니 없는 어른의 초치는 소리

그거 크면 나중에 파리 되는데 그래도 징그럽지 않니? 

어깃장 아랑곳없이 대꾸도 명랑하다

그래요? 그럼 집에 갖고 가서 파리 될 때까지 키워야지! 

그러고 보니 호박잎에 뛰어오른 개구리새끼마냥 사랑스러운데

이름이 거시기하다

방귀녀 썪을년 권태기 죄다 개명한 마당에

성만 버리면 되겠다

이제 덕이 무서워 장 못 담글 일은 없겠다

 

 

 

*심리적 갈등이 잠간 있었으리라....개별 경제학

덕이....재미있게 읽은 시라서 올려봅니다

 

『그림자는 태양을 기다리지 않는다』

김순진 외  문학 공원 에서 (11 집)

 

 

2013. 02. 02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