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스크랩] 연날리기

향기로운 재스민 2013. 3. 20. 06:32

 

               연날리기

 

세월이 달력에 그려져 있는 날자들을 하나씩

잘라 먹으며 간다

시간의 조각들은 운좋은 사람에게는 달콤하게

재수없는 생명들에게는 괴로움이나 슬픔이란

양념으로 섞어 놓더니

그것은 잠시의 행운과 불행이였을 뿐이라며

일러주고 간다

 

달력속의 날자들은 정이 들어갈 여유도 없이

가다가 한가닥의 인연이 닿으면 잠시 동경속에서

헤매면서 거울속의 자신을 돌아 볼 여유도 없다는 듯

그냥 달려 간다

 

그는 물어도 대답을 하지 않고 앞만보고 가면서

정이 들었거나 슬픈 것에 대하여

뒤돌아 보는 습관을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물러 주거나 다시 갈 수 있는 방법은 숨겨 놓은채

알려주지 않고

어릴적 대보름날에 날리다가 줄이 끊어진 채로

날아간 방패연처럼 다시 돌아 올줄 모르는 

안타까운 시간의 끈 

 

 

출처 : 날지 않는 나비
글쓴이 : 雨鄕 원글보기
메모 : 애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