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동백 /조용남
후스루흐*
엄원태
갓 낳은 제 새끼
젖 물리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저 어미의 심정을 조금 알겠네
생아란 도대체 난산이어서
뼈저린 고통은 저토록 공포에 질리기도 하는 것
마두금 쟁쟁하고 명명한 선울에 실린
후스루흐 구슬픈 곡조는
단지 낙타 울음소리만 닮은 건 아니라네
눈물이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자 위무라는 걸
저릿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네
마침내 마음을 연 어미가
제새끼 받아들여 핥아주고 젖을 물리듯
가슴 깊이 흐르는 강 같은 쓸쓸함으로
징한 새끼 같은 삶을 받아들이곤 한다네
*어미 낙타가 난산의 고통으로 새끼에게 젖 물리기를 거부하면
마두금 연주와 노래로 그 격심한 아픔을 위무해주는 의식을
통해 새끼를 받아들이게 하는 몽골의 전통의식.
엄원태 嚴源泰 시인
「나무는 왜 죽어서도 쓰러지지 않는가」로 등단
『침엽수림에서』『소읍에 대한 보고』『물방울 무덤』
김달진문학상, 대구시협상 등을 수상했다
2013. 08. 07 향기로운 재스민
'배려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이생진] 벌레 먹은 나뭇잎 (0) | 2013.08.17 |
---|---|
러브 레터를 받은 날/향기로운 재스민 (0) | 2013.08.09 |
'침묵은 금이다' 맞는 말일까/향기로운 재스민 (0) | 2013.08.05 |
로또에게/향기로운 재스민 (0) | 2013.08.03 |
그냥이라는 말/조동례 (0) | 2013.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