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후스루흐*/엄원태

향기로운 재스민 2013. 8. 7. 08:13

 

 

모란 동백 /조용남

 

 

 

 

모란

 

 

후스루흐*

엄원태

 

 

갓 낳은 제 새끼

젖 물리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저 어미의 심정을 조금 알겠네

 

 

생아란 도대체 난산이어서

뼈저린 고통은 저토록 공포에 질리기도 하는 것

마두금 쟁쟁하고 명명한 선울에 실린

후스루흐 구슬픈 곡조는

단지 낙타 울음소리만 닮은 건 아니라네

 

 

눈물이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자 위무라는 걸

저릿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네

 

 

마침내 마음을 연 어미가

제새끼 받아들여 핥아주고 젖을 물리듯

가슴 깊이 흐르는 강 같은 쓸쓸함으로

징한 새끼 같은 삶을 받아들이곤 한다네

 

 

 

*어미 낙타가 난산의 고통으로 새끼에게 젖 물리기를 거부하면

마두금 연주와 노래로 그 격심한 아픔을 위무해주는 의식을

통해 새끼를 받아들이게 하는 몽골의 전통의식.

 

 

 

엄원태  嚴源泰 시인

「나무는 왜 죽어서도 쓰러지지 않는가」로 등단

『침엽수림에서』『소읍에 대한 보고』『물방울 무덤』

김달진문학상, 대구시협상 등을 수상했다

 

 

 

 

2013. 08. 07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