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장미와 함께..../향기로운 재스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3. 10. 25. 06:49

 

 

 

 

 

 

세월이 가면/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이름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박인환 전집 (실천문학사,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