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삼십대의 딸과 어머니/향기로운 재스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4. 7. 7. 17:38

 

 

 

 

 

삼십대의 딸과 어머니

 

향기로운 재스민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며 약을 타러 가는 날

정해진 시간에 아침 식사로 전복죽을 끝내고는

두시간 뒤 혈당 검사와 신경과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먼저 채혈실에 들려 소변까지 받아 적당량을 창문앞에 놓고는

신경과를 가서 혈압을 십분 간격으로 두번을 재고

순서를 기다린다 

오늘은 어느 한 사람에게 진찰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려

사십분이나 늦게서야 차례가 된다

서 있기가 힘들어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도 있고

삼십대 쯤 되어보이는 아가씨는 무슨 일인지 MRI  를

찍으라는 처방이 나와서인지 말없이 얼굴색이 하얗다

기다리기 지루해서 간호사에게 가서 체크를 하면서

혈압을 두번이나 재어 본다

드디어 신경과 새로 오신 선생님의 예의바른 인사를 받으며

간 콩팥에 이상이 없다는 처방에 한숨 놓으며

석달후의 병원 올 날자를 미리 예약하고

내과로 가서 다시 같은 날로 예약한다

이제 처방전과 다른 약값을 지불하고는

다시 복지 약국으로 들어간다

들어가자 처방전을 내어놓고 커피를 마시려고 누르고는

주위를 둘러본다

앞에 앉아 있는 아가씨인듯  딸과 할머니 같은 엄마

젊은 사람의 얼굴이 아무래도 몸이 아픈 듯 멍한 표정이다

"제가 커피를 갖다드릴가요"  필요 없다며 손을 젓는다

먼저 약 처방을 받아서는 나가면서 먼저 간다며 인사를 하길래

어디로 가시느냐 물으니 수원으로 간다고 옆에 큰 딸이 더 있다

중한 병인가 보다 생각하며 주춤거리며 걷는 그녀를 자꾸만 살피게 된다

속으로 어찌 벌써 저런 모습이 되었을가 싶어 궁금해하며....

집으로 가는 길에 설렁탕으로 점심을 먹고는

파리 공원으로 들어가서 정자에 잠시 쉬며

여름호 <시와 시와>에 나온

"바퀴"  전 향의 시와 "부부"  문정희의 시를

마음 고생을 조금은 했을 그에게

낭송해준다

 

 

집에 들어와서는 개운한 마음으로 샤워를 하며

석달은 괜찮겠지 누군가에게 미리 미리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어서 자판기를 두드린다.

나 부터 즐겁게 매사 긍정적으로 살아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

 

 

 

#423

2014.07. 07   향기로운 재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