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난 뒤의 팬티
오규원
가벼운 교통사고를 세 번 겪고 난 뒤 나는 겁쟁이가 되었습니다.
시속 80킬로미터만 가까워져도 앞 좌석의 등받이를 움켜지고
언제 팬티를 갈아 입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빨리 눈동자를 굴립니다.
산 자도 아닌 죽은 자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
죽고 난 뒤에 팬티가 깨끗한지 아닌지에 왜 신경이 쓰이는지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신경이 쓰이는지 정말 우습기만 합니다.
세상이 우스운 일로 가득하니 그것이라고 아니 우스울 이유가 없기는 하지만.
Nancy Ajram - Enta Eih (레바논).mp3
* 자신을 어느 시대에 살던 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돌아보라는 듯.
2014. 08. 13 향기로운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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