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애인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 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 이 대문을 두드리기 전에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며
우리 마음의 대문을 먼저 두드립니다. 아,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과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은 가을 초입.
고두현 문화부장. 시인 kdh @ hankyung. com.
< 상추잎 같은 편지는 어떻게 쓰여진 내용의 편지일가 >
한국 경제 신문을 보고 다시 한번 읽어 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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