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기철

향기로운 재스민 2011. 9. 5. 10:45

 

 

 

 

 

                                  이 아침의 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애인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 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가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 이 대문을 두드리기 전에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며

       우리 마음의 대문을 먼저 두드립니다. 아,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과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은 가을 초입.

 

고두현 문화부장. 시인 kdh @ hankyung. com.

 

 

 

<  상추잎 같은 편지는 어떻게 쓰여진 내용의 편지일가 >

 

 

     한국 경제 신문을 보고 다시 한번 읽어 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