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시집 '구석' 중에서
눈 앞에 당장 보이지 않아도 사랑이다
어느길 내내, 혼자서 부르며 왔던 어떤 노래가
온전히 한사람의 귓전에 가 닿기만을 바랐다면,
무척은 쓸쓸했을지도 모를 서늘한 열망의 가슴이
바로 사랑이다.
고개를 돌려 눈길이 머물렀던 그 지점이 사랑이다
빈 바닷가 곁을 지나치다가 난데 없이 파도가
일었거든 사랑이다.높다란 물너울의 중심속으로
제 눈길의 초점이 맺혔거든, 거기 이세상을
한꺼번에 달려온 모든 시간의 결정과도 같았을,
그런 일순과의 마주침이라면, 이런이런, 그렇게도
꼼짝없이 사랑이다.
오래전에 비롯되었을 시작의 도착이 바로 사랑이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손가락 빗질인 양 쓸어
올려보다가, 목을 꺾고 정지한 아득한 바라봄이
사랑이다.
사랑에는 한사코 진한 냄새가 배어 있어서,
구름에라도 실려오는 실낱같은 향기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랑이다. 갈 수 없어도 사랑이다. 혼이라도 그쪽으로
머릴 두려는 그 아픔이 사랑이다.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 정윤천.... 시집 <구석> < 흰 길이 떠 올랐다>
<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라>
<생각만 들어도 따습던 마을의 이름>
시화집 <십만년의 사랑> ***
2011. 9. 13 향기로운 쟈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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