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편지......;심보선 시집 중에서

향기로운 재스민 2011. 9. 26. 16:48

 

 

 

편지.....심보선  수메르

 

 

 

이곳은 오늘도 변함이 없어

태양이 치부처럼 벌겋게 뜨고 집니다

나는 여느 때처럼 넋 놓고 살고 있습니다

탕진한 청춘의 기억이

간혹 머릿속에서 텅텅 울기도 합니다만

나는 씨익,

웃을 운명을 타고났기에 씨익,

한번 웃으면

사나운 과거도 양처럼 순해지곤 합니다

 

요새는 많은 말들이 떠오릅니다, 어젯밤엔

연속되는 실수는 치명적인 과오를

여려 번으로 나눠서 저지르는 것일 뿐,

이라고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적고 나서 씨익,

웃었습니다

언어의 형식은 평화로워

그 어떤 끔찍한 고백도 행복한 꿈을 빚어냅니다

 

어젯밤엔 어떤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행복한 꿈이었다 굳게 믿습니다

 

내 신세가 처량하기도 하지만

이제 삶의 고통 또한 장르화하여

그 기승전결이 참으로 명백합니다

다만 어두움을 즐겨하기에

눈에 거슬리는 빛들에겐

좀 어두워질래? 타이르며

눈꺼풀을 닫고 하루하루 지낸답니다

 

지금 이 순간 창밖에서

힝복은 철 지난 플래카드처럼

사소하게 나부끼고 있습니다

그 아래 길들이 길의 본질을 망각하고

저렇게 복잡해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의 페이지들이 구겨지면서

아이구야, 아픈 소리를 냅니다

 

 

 

 

 

*** 밖이 아무리 복잡하고 수선스러워도

눈꺼풀을 닫지말고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언젠가는 아픈 소리를 덜 내고 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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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오신 blog. 손님 중에서 두분의 시집이 있나

( 심보선, 서봉교) 저녁 장도 볼겸 하나로에

가기 위해서 좀 덥기는 하지만 난 행복 세상

 백화점으로 가서 간단히 장을 본다음

습관처럼 교보엘 들렸다

가는 길에 단지내에 있는 하나 은행에서

어제 도착하지 않은 두가지 더 낼 공과금이

있기에 그것 마저 내고나니

하루라도 일찍 낼 의무는 빨리

끝내고나니 마음이 더 가벼운 것 같다

 

교보에서 12 13  번 대에는 이 분들의

책이 없어서 안내 아가씨한테 검색해서

알아보니  심보선씨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만

있어서 그걸 사들고는 와서는

첫번째로 '편지' 라는 시를 골라 올려놓고는

다시 한번 읽어본다.

내일 부터 더 읽으리라 생각하면서....

이제 저녁 준비 하러 나가야겠다.

 

 

 

2011. 9.26   향기로운 쟈스민의 하루는 책 한권 산 것으로

나들이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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