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위한 기도....'낙법' 시집 중에서

 

 

친구를 위한 기도.....'낙법' 중에서

 

 

 

태양력으로 맞이한 새해는 이미 저 산 너머로 갔으나
월력으로 새롭게 맞이한 새 아침은 아직 온기 식지 않고

우리들의 대화, 우리들의 눈빛에 선하게 스며있습니다

 

새해엔 우리 친구들이 사는 방방곡곡 어디를 가나

우정의 밭고랑에 물이 마르지 않게 하여 주시옵고

반도 어디에서라도 행복과 사랑이 넘쳐나게 하소서

 

거문고 가락처럼 우정의 시작과 끝이 한결같게 하시고

당장 이 시간부터 우정의 영원함을 언약케 하시어

친구들의 가슴 가슴마다 사랑의 열매 붉게 빛나게 하소서

 

만약 등을 돌린 친구들이 있다면 따뜻이 마주보게 하시고

더러 마음 비우는 일이 마음 같지 않다 하더라도

넉넉한 보료로 감싸주시어 서로를 귀중하게 하소서

 

가끔 먹장구름 드리우고 고난을 주신다 해도

진주를 품게 하시어 인내를 배우게 하여 주시고

그럴 때마다 우정의 나무는 예쁘게 나이테를 두를 것이라

믿게 하시며 다만 영혼을 거룩하게 하소서

우리의 걸음은 자주 비틀거렸으나

이제 근육을 더욱 팽팽히 당겨주시고

수상한 음모는 솎아내주시고 참사랑만 꽃피게 하소서

그래서 상한 마음은 거두어주시고

화합의 미소만 남게 하소서

 

율법 없이도 평화롭게 하여 주시고 언제나 은총을 베푸소서

소식 끊긴 친구들을 이어주시고

눈 먼 자들은 총명하게 하소서

여기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임을 믿게 하시고

믿음은 희망이며 시작이자 완성임을 깨닫게 하소서

지금 이루어지는 것은 모두 옳으며

여기 잇는 것은 모두 존중되고

번영의 씨알이 되게 하옵시어 아직 남은 우리의 젊음이

스산하게 저물어간다 하더라도 아름답게 늙게 하여 주소서

거듭 바라건대

친구를 용서하고 관용하며 새로이 배우게 하소서

 

아, 이제 날짐승 들짐승 다 뛰어 놀아도

그 낙원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   우리의 젊음이 스산하게 저물어간다 하더라도 아름답게 늙게 하여 주소서.***

 

2011. 10  24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