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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신경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0. 26. 07:14

 

이제는 대추가 빨갛게 익어서 맛있어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달콤하고 맛있는 대추를 먹을 수 있을텐데 좀 아쉬은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있어요.

'오늘 헤어젔어요'의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신경민

 

어느 날이가,

함께 손잡고 길을 걷다가 당신이 불쑥 이런 말을 해왔다

 

사로스 주기라고 들어봤어?

 

나는 당신을 비스듬히 올려다보면서 고개를 가만히 흔들어 보인다.

 

알잖아, 우주의 탄생이니 우주의 신비니 이런 거,

내가 얼마나 머리 아파하는지.

 

그러자 당신은 그런 나의 반응이 낯설지 않다는 듯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구가 해를 19 바퀴 돌 때,

달은 지구 주위를 정확하게 223번 공전하고

이때 해와 달은 하늘의 같은 위치에서 만나게 되는데,

해와 달이 겹치게 되는 현상의 주기는 18년 11일 8시간쯤 된다고.

물론 난 속으로 그랬던 것 같아.

'그래서 그게 뭐 어떻다는 건데?'

 

내가 지루한 표정을 짓자, 당신은 잡고 있던 내 손을 잠시 놓았다가,

다시 내 오른쪽 어깨에 가만히 손을 올리며 말했었다.

 

어디서 들었는데 우주의 질서에는 사랑하는 방법이 숨겨져 있대.

달이 지구를 너무나 사랑한다고 해서 지구로 돌진해오지 않는 것처럼,

지구가 태양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해서 태양 속으로 녹아들지 않는

것처럼 말이야. 우주의 모든 별들이 저마다 빛을 내면서도

서로 부딪히거나 서로에게 상처 내지는 않잖아.

서로 일정한 거리를 지키면서, 그러면서도 서로를 지켜보는 거지.

 

그렇다.

당신은 내게,

우리도 그렇게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날, 당신의 눈빛은 더없이 따뜻했는데....

그런데 나는 왜 겁이 났던 걸까?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왜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이 더 깊어져서

서로에게 기대하고 욕심내는 것들이 많아지면,

그래서 당신이 나로 인해 혹은 내가 당신으로 인해

상처입거나 부딪히게 되면

당신은 그쯤에서 사랑을 포기할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인 것 같아.

 

 

 

*그리고 불행히도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

당신은 상처까지 떠안을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너무 멀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게

서로가 감당할 수 잇을 만큼만 머물러주기를.*

 

 

 

*** 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게

     그렇게 살려면

     물로 얘기한다면 미지근한 상태일거란 말인데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친구 까지 거기 까지가

     다이지 않겠는가?

     결혼까지는 힘들 수 밖에 없다는 생각.

    

     결혼은 모든 생활이랑 생각이 상대에게 맞추지 못하면

     유지하기가 어렵다.  항상 배려를 염두에 두고 나보다는

     그를, 그녀를 위해서라는 마음이 먼저인가

     가슴에다 물어볼 일이다   ***

    

     

2011.  10. 26.     향기로운 쟈스민   결혼은 잘 한 것인가?                          

                                                안하고 혼자 사는 것이 나은 것이었을가?

                                                되 돌아보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