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박형진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힘께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 있음의 제 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해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서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바구니 속 감자싹은 시들어가고> (창작과 비평사)
*** '모든 살아 있음의 제자릴'생각하고, 그리고
'이 세상 속의 나를' 아는 사랑이란 얼마나 맑고 빛나는가.
그것은 들길을 풀여치와 함께 걸으면서 풀잎이 된 자신을
놀랍게도 발견할 줄 아는 시인만이 누리 수 있는 것이리라....***
< 변산의 끄트머리 모항이라는 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산다는 시인...>
2011. 11. 28 향기로운 쟈스민 한번 더 읽고 싶은
전원에서의 삶은 ....이렇지 않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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