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

'아는 사람'과 친구의 관계.......김경민

향기로운 재스민 2011. 12. 31. 04:59

 

 

 

 

 

'아는 사람'과 '친구' 의 경계....김경민

 

 

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며 그 관계가

의미 있기를 원하는 존재. 그바람을 실현하기 위해선 누군가를

 '꽃'으로 만들기 위한, 누군가에게'꽃' 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노력이란 다름 아닌 상대방의 '빛깔과 향기'를 찾아보려는 수고로움이다.

만일 그것이 두렵고 귀찮아서 회피한다면 영원히 의미 없는

'몸짓'에 불과한 존재로 살아갈 수밖에.

 

 

가끔 어디까지가 '아는 사람'이고, 어디서부터가 '친구'일까

궁금할 때가 있다. 난 이 둘을 경계 지을 정확한 기준 같은

건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친구라고 생각한 사람이 결국

아는 사람임이 밝혀지던 순간에 느꼈던 쓸쓸함만큼은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쓸쓸함을 몇번 겪은 지금, 친구란

결국 나의 고유한 빛깔과 향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임을,

그 관심의 힘으로 나의 진짜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임을,

살면서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엄청난 축복임을 알게 되었다.

 

 

'아는 사람'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 반면 '친구'는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인디언 말로 친구는 '나의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 이라고 하지 않는가.

한때 나는 '아는사람'이 (양적으로) 많았으면

하는 욕심을 부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곁에 남아있는

이들에게(질적으로) 충실한 친구가 되고 싶다.

온 마음을 다해 그들의 진짜 이름을 불러주고, 그들만의 고유한

빛깔과 향기를 알아주는 친구가.

 

 

 

*** 꽃..김춘수를 올려놓고는 김경민의'아는 사람'과 친구'의 경계를

 순서로....이런 방법으로 쓴 이 책이 마음에 드는군요...***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오늘의 시로서 감상함...>

 

 

 

102

 

 

2011.  12. 31    향기로운 쟈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