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노트3’
-사창리에서-
정웅
그 해 겨울
-accelerando 서둘러서, 점점 빠르게
해 짧은 날, 눈 덮인 산허리를 돌아, 또 눈길
골짜기로 내려서면, 사창리(史倉里)는 어둑하니
별을 쏟듯, 함박눈은 걸음걸음마다 휘돌았다.
-malinconico 우울하게
전방부대 면회소라고는 불 핀 흔적도 없는
드럼통 난로, 그 옆에는 야전 식탁이 덩그러니
철 의자 몇 개와 그녀를 마주보며 지쳐있다.
-inquieto 불안하게, 안정감 없이
진실은 불편할까? 정작, 마주 앉은 눈길은 낯설을까?
선남자선여인(善男子善女人)이 선문선답(禪問禪答)이라니,
화들짝 딴지다. 파르르, 막차를 타야 한다고.
-angoscioso 고뇌에 차서
흘린 듯, 그녀가 놓고 간
잿빛앙고라벙어리장갑, 얼마나 미운지
어디가 미운지 어떻게 미운지 몰라
시린 마음, 차마 손을 넣지 못하고는
언제나 가슴 한구석, 벙어리 되어
어둑한 풍경을 그리며 산다.
돌아보지 마!
(20120126)
***
벙어리장갑은 늘 따뜻하고 슬프다.
앙고라 털의 감촉은 참 유난하다.
벙어리냉가슴은 어떻게 앓을까?
출처 : 검 도 심 경
글쓴이 : 정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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