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

삶도 사랑도 물들어가는 것...이석희

향기로운 재스민 2012. 2. 5. 04:21

 

 

 

삶도 사랑도 물들어가는 것......이석희

 

 

산에 가면 산이 되는  줄 알았다

들에 가면 들이 되고

꽃을 보면 예쁜 꽃이 되는 줄 알았다

아니, 그렇게 되고 싶었다

 

내가 그들을 만나면

내가 그곳에 가면

내가 그들이 되고

그들이 내가 되는 줄 알았다

 

비가 오면 젖어들고

바람이 불면 흔들리면서

그렇게 내가 산인 줄 알았고

내가 나무인 줄 알았다

 

햇살 좋은 날은 너럭바위에

온전히 나를 말리며

풀벌레 소리에

난 숲도 되고 바람도 되고

 

살아가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그냥 그 모습 그대로

흙물 들고 꽃물 들면서

서로 닮아가는 줄 알았다

 

 

 

 

이 석 희  ;   섬유디자인, 설치미술작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맥 문학회 회원

시집 : <곰탱이 할 말 있어> <아직도 그래도>

<너도 그런 적 있니?> <가슴이 시킨 일>

<삶도 사랑도 물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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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05   향기로운 쟈스민